박정민3 영화 얼굴 리뷰 (불편함, 박정민, 진실) 박정민이 1인 2역으로 시각 장애인 아버지와 일반인 두 인물을 동시에 소화한 영화 '얼굴'은, 어머니의 죽음을 둘러싼 추악한 진실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장르 작품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이건 끝나고도 쉽게 털어낼 수 없는 영화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불편함이 계속 쌓이는 이야기 구조미스터리 장르 영화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진실이 밝혀지면 속 시원하게 끝나는 영화"를 떠올리실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 기대를 갖고 봤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반대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단서가 하나씩 드러날수록 이야기가 해소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무게가 더 쌓입니다.영화 초반은 비교적 잔잔합니다. 시각 장애인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 돌아가신 어머니의 과거를 조금씩 들춰나가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가족 드.. 2026. 4. 22. 시동 리뷰 (웹툰 원작, 캐릭터 싱크로율, 성장 서사) 솔직히 처음엔 그냥 마동석 나오는 코미디 영화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웹툰 원작이라는 것도, 성장 서사라는 것도 크게 기대하지 않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끝나고 나서 이상하게 한동안 그 여운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생각보다 가볍게 시작하는데, 끝나고 나면 묘하게 남는다"는 게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웹툰 원작과 캐릭터 싱크로율, 얼마나 살아났나일반적으로 웹툰 원작 영화는 원작 팬들에게 혹평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원작의 분위기를 영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캐릭터의 결이 흐려지거나, 서사가 압축되면서 감정선이 끊기는 일이 잦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시동은 그 공식에서 꽤 벗어난 케이스였습니다.여기서 캐릭터 싱크로율이란, 원작 매체의 인물이 가진 외형, 말투, 행동 방식 등을 실.. 2026. 4. 20. 휴민트 리뷰 (미장센, 서사 구조, 베를린 비교) 류승완 감독의 신작 '휴민트'는 개봉 전부터 캐스팅만으로 기대를 모은 작품입니다. 직접 보고 나서 든 첫 생각은 "분위기는 분명 좋은데, 왜 이렇게 비어 있는 느낌이 드는 걸까"였습니다. 그 이유를 찾아가다 보니, 결국 이 영화가 놓친 건 설명이 아니라 '납득'이었습니다.미장센은 살아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차가운 공기제가 직접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이 영화의 미장센(mise-en-scène)이 꽤 잘 만들어졌다는 점입니다. 미장센이란 화면에 담기는 모든 시각적 요소, 즉 조명, 색감, 인물 배치, 공간 구성 등을 아우르는 영화 연출 용어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라는 배경은 그 자체로 이 영화의 분위기를 절반쯤 완성시켜 줍니다. 차갑고 건조한 색 팔레트, 낡은 건물들 사이를 오가는 인물들, 그리고 말.. 2026. 4.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