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8 원더풀스 리뷰 - 기대했다가 살짝 실망한 넷플릭스 드라마 넷플릭스에서 원더풀스 봤음.1999년 Y2K 분위기 가상 도시에서 어설픈 초능력자들이 빌런이랑 싸운다는 설정 — 들었을 때 솔직히 좀 기대했음. 한국에서 이런 코미디 히어로물 자체가 흔하지 않으니까. 근데 다 보고 나서 드는 감정이 "좋았다"보다 "아쉽다"에 더 가까웠음.설정 자체는 꽤 신선했음해성시라는 가상 도시에 Y2K 종말론 분위기를 입혀놓은 배경은 눈에 확 들어왔음. 완벽한 영웅이 아니라 납치 자작극 치다가 우연히 초능력 얻는 허당들이 주인공이라는 것도 차별점이 있었고.은채니, 강로빈, 손경훈이 유독성 폐수에 노출된 뒤 능력을 얻고, 해성시청 공무원 이운정한테 사부처럼 배운다는 구조도 재밌는 아이디어였음. 연쇄 실종 사건이랑 엮이는 방식도 나쁘지 않았고.문제는 이 신선한 설정을 얼마나 잘 살렸느냐.. 2026. 6. 7. 군체 리뷰 - 봉쇄된 빌딩, 진화하는 공포 솔직히 말하면 반신반의하고 들어갔음.포스터부터 좀 심상치 않아 보이긴 했는데, 요즘 한국 좀비물이 워낙 많아서... (다 비슷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으로 와이프랑 같이 개봉 첫 주에 봤음.결론부터 말하면 —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음. 천만 갈 영화는 아닌 것 같지만, 돈 아깝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들었음.배경 설정이 의외로 영리했음서울 도심 초고층 빌딩 봉쇄물. 처음엔 "아 또 건물 안 갇히는 설정이구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공간을 잘 활용했음.위로 올라갈수록 위험해지는 구조가 점점 선명해지면서, 단순히 "탈출"이 아니라 뭔가 더 알아가는 맛이 있었음. 생명공학자 권세정 캐릭터도 단순 생존자가 아니라 이야기의 축을 잡아주는 역할이라 집중이 됐음.감염자들이 처음엔 기어다니다가 점점 두 발로 서고 무리 짓고 .. 2026. 6. 5.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시간의 방향, 관계의 의미, 특별한 인생)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설정에만 꽂혔습니다. "노인으로 태어나서 점점 젊어진다고?" 그 호기심 하나로 두 시간 넘게 앉아 있었는데, 정작 영화가 끝나고 머릿속에 남은 건 그 설정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아주 평범하고 익숙한 질문 하나가 오래 남았습니다. 나는 지금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라는 것.시간의 방향이 달라지면 삶도 달라질까벤자민 버튼의 설정은 영화 전문 용어로 말하면 일종의 내러티브 디바이스(Narrative Device)입니다. 여기서 내러티브 디바이스란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된 장치를 말합니다. 현실에는 없는 조건을 만들어서, 현실의 이야기를 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는 설정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감독 데이비드 핀처가 .. 2026. 4. 29. 트랜스포머 ONE (세계관 구조, 캐릭터 아크, 관점 분기) 옵티머스와 메가트론이 처음부터 적이었다는 건 착각입니다. 트랜스포머 ONE은 이 둘이 같은 광부 출신으로, 같은 착취 구조 안에서 시작했다는 사실을 전제로 깔고 시작합니다. 제가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로봇 액션 오리진 애니 아닌가' 하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보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건 단순한 영웅 탄생기가 아니라, 같은 출발선에서 왜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가를 파고드는 이야기입니다.착취 구조가 만들어낸 세계관의 균열사이버트론(Cybertron)이라는 행성은 표면적으로는 질서 있는 사회처럼 보입니다. 여기서 사이버트론이란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변신 로봇 종족인 트랜스포머들의 모행성으로, 이 작품의 모든 사건이 시작되는 무대입니다. 행성 전체의 에너지원인 에.. 2026. 4. 28. 아저씨 (감정 축적, 관계 서사, 액션 연출) 액션 영화를 다시 보면서 감정이 먼저 울컥한 경험, 있으신가요? 저는 아저씨를 두 번째로 보면서 그걸 느꼈습니다. 첫 관람 때는 액션에 눈이 갔는데, 다시 보니 그 전에 조용히 쌓이는 감정이 먼저 보이더군요. 이 영화가 단순한 복수극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감정 축적 — 액션보다 먼저 오는 것아저씨는 액션 영화라고 소개되지만, 사실 초반 30분은 거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차태식이라는 인물은 말이 없고, 표정도 없고, 그냥 혼자 살아갑니다. 이 설정을 두고 "도입이 너무 느리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두 번째 관람에서야 그 조용함이 얼마나 치밀하게 설계된 것인지 알았습니다.영화 연출 분야에서 이런 기법을 감정적 복선(Emotional Foreshad.. 2026. 4. 28. 말할 수 없는 비밀 (시간 여행, 감정 구조, 결말)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처음 틀었을 때, 저는 그냥 감성 피아노 영화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이 영화가 왜 오래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다면, 아마 구조를 못 봤을 가능성이 큽니다. 감정만 따라가다 보면 나중에 이야기가 어긋나는 느낌이 드는데, 그게 사실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시간 여행 설정이 실은 감정의 어긋남을 보여주는 장치다이 영화에서 시간 여행은 단순한 판타지 소재가 아닙니다. 여주인공 샤오위는 '시크릿'이라는 악보를 연주하면서 시간 이동을 반복합니다. 여기서 시간 이동(Time Displacement)이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시간대에 존재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두 사람이 같은 학교 복도에서 마주치고 있어도 실제로는 수십 년의 .. 2026. 4. 28. 이전 1 2 3 4 ··· 7 다음